• 인심결함론
  • 한국인 안응칠 소회
  • 장부처세가
  • 옥중 한시
  • 편지/엽서
인심결합론대저 사람이 만물보다 귀하다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삼강오륜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세상에 처하되 첫째는 몸을 닦고 둘째는 집을 정돈하고 셋째는 나라를 보호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몸과 마음을 서로 합하여 생명을 보호하고 집은 부모와 처자에 의해서 유지되고 나라는 국민상하의
단결에 의해서 보존되는 것이어늘 슬프다. 우리나라는 오늘날 이 같이 참담한 경지에 빠졌으니 그 까닭은 다른 것이
아니라 서로 화합하지 못한 것이 제일 큰 원인인 것이다.

이 불화하는 병의 원인은 교만 병이다. 하 많은 해독이 교만으로부터 생겨나나니 소위 교만한 무리들은 저보다
나은 자를 시기하고 저보다 약한 자를 업신여기며 동등한 자는 서로 다투어 아랫사람이 안 되려하니 어찌 서로
결합함을 얻을 수가 있을 것인가.

그러나 교만을 바로잡는 것은 겸손이 바로 그것이다.
사람이 만일 각각 겸손함을 주장삼아 자기를 낮추고 남을 공경하여 남이 자기를 꾸짖는 것을 달게 받으며 자기가 남을
꾸짖는 것은 너그러이 하고 자기 공을 남에게 양보한다면 사람이 짐승이 아니어늘 어찌 서로 불화할 리가 있겠느냐
옛날에 어느 나라 임금이 죽을 적에 자식들을 불러 경계해 말하되 “너희들이 만일 내가 죽은 뒤에 형제끼리 마음을
합하지 못하면 쉽게 남의 꺾임이 되려니와 마음을 합하기만 하면 어찌 남들이 꺾을 수 있으리오” 하였었다.

이제 고국 산천을 바라보니 동포돌이 원통하게 죽고 죄 없는 조상의 백골마저 깨뜨리는 소리를 참아듣지 못하겠다.

깨어라 연해주(노령)에 계신 동포들아! 본국의 이 소식을 듣지 못 했는가 당신들의 일가친척은 모두 대한 땅에 있고
당신들의 조상의 분묘도 모국산하에 있지 않단 말인가 뿌리가 마르면 가지 잎새도 마르는 것이니 조상의 같은 피의
족속이 이미 굴욕을 당했으니 내 몸은 장차 어떻게 하리오.
우리 동포들아! 각각 “불화” 두자를 깨뜨리고 “결합” 두 자를 굳게 지켜 자녀들을 교육하며 청년자제들은 죽기를
결심하고 속히 우리 국권을 회복한 뒤에 태극기를 높이 들고 처자권속과 독립관에 서로모여 일심단체로 육대주가
진동하도록 대한독립만세를 부를 것을 기약하자.


안중근의사가 1908년 3월 8일 노령 블라디보스톡 해조신문(海朝新聞)에 인심을 결합하여 국권을 회복하자는
제목으로 기고했던 글을 노산 이은상 선생이 번역하였음
「한국인 안응칠 소회」
안 의사가 1909년 11월 6일 오후 2시 30분 옥중에서 연필로 작성한 것을 일본 외무성에서 정서하여 그들 상부에 보고한 문건이다.
한국인 안응칠 소회
하늘이 사람을 내어 세상이 모두 형제가 되었다. 각각 자유를 지켜 삶을 좋아하고 죽음을 싫어하는 것은 누구나 가진 떳떳한 정이라. 오늘날 세상 사람들은 의례히 문명한 시대라 일컫지마는 나는 홀로 그렇지 않는 것을 탄식한다. 무릇 문명이란 것은 동서양, 잘난이 못난이, 남녀노소를 물을 것 없이 각각 천부의 성품을 지키고 도덕을 숭상하여 서로 다투는 마음이 없이 제 땅에서 편안히 생업을 즐기면서 같이 태평을 누리는 그것이라. 그런데 오늘의 시대는 그렇지 못하여 이른바 상등사회의 고등인물들은 의논한다는 것이 경쟁하는 것이요, 연구한다는 것이 사람 죽이는 기계라. 그래서 동서양 육대주에 대포 연기와 탄환 빗발이 끊일 날이 없으니 어찌 개탄할 일이 아닐 것이냐. 이제 동양대세를 말하면 비참한 현상이 더욱 심하여 참으로 기록하기 어렵다. 이른바 이토 히로부미는 천하대세를 깊이 헤아려 알지 못하고 함부로 잔혹한 정책을 써서 동양 전체가 장차 멸망을 면하지 못하게 되었다. 슬프다. 천하대세를 멀리 걱정하는 청년들이 어찌 팔장만 끼고 아무런 방책도 없이 앉아서 죽기를 기다리는 것이 옳을가 보냐. 그러므로 나는 생각다 못하여 하얼빈에서 총 한 방으로 만인이 보는 눈 앞에서 늙은 도적 이토의 죄악을 성토하여 뜻있는 동양 청년들의 정신을 일깨운 것이다.
안중근은 이미 의거 전에 단지동맹과 장부처세가를 지어 자신의 의거 결행 의지를 확고리 결심 하고 있었다.
이토 히로부미 죄악 15개조가 일본인에 대한 경고였다면 ‘장부처세가’ 는 우리들 후손에게 남긴 안중근의 피에 맺힌 격동기였다.
장부처세가
장부가 세상에 쳐함이여 그 뜻이 크도다.
때가 영웅을 지음이여 영웅이 때를 지으리로다.
텬하를 웅시함이여 어니 날에 업을 일울고
동풍이 졈졈 차미여 장사에 의긔가 뜨겁도다.
분개히 한번 가미여 반다시 목적을 이루리로다.
쥐도적 이등이여 엇지 즐겨 목숨을 미길고
엇지 이에 이를 쥴을 시아려스리요 사세가 고연하고다.
동포 동포여 속히 대업을 이룰지어다.
만셰 만셰여 대한독립이로다.
만셰 만만셰여 대한동포로다.
장부가 세상에 처함에 그 뜻이 크도다
때가 영웅을 지음이여 영웅이 때를 지으리로다
천하를 응시함이여 어느 날에 업을 이룰고

동풍이 점점 차가오니 장사의 뜻이 뜨겁다
분개히 한번 감이여 반드시 목적을 이루리로다
쥐도적 이토여 어찌 즐겨 목숨을 비길고
어찌 이에 이를줄을 헤아렸으리오 사세가 고연하도다

동포, 동포여 속히 대업을 이룰지어라
만세, 만세여 대한독립이로다
만세, 만만세 대한동포로다
안중근 의사와 우덕순, 유동하의 의거 기념사진
안중근 자신의 역사적 사명을 명시한 것으로 영웅은 때를 만나야 나는 법이로되 때가 와도 영웅이 없으면 허사라는 것이다.
망국 직전의 위기를 맞았음에도 구국의 영웅이 나지 않는다면 나라는 망하는 것이 아니냐는 뜻이다.

또한 의거의 표적인 이토 히로부미가 꼭 죽어야 할 당위성을 명시했다.
「분개히 한번 감이여 반드시 목적을 이루리로다」 역사를 오도하는 자 이토를 안중근은 쥐 같은 도적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이 의거를 계기로 우리 민족이 용기를 잃지말고 하루 속히 독립을 이루어야 한다고 격려하고 있다.

동포여 동포여 속히 독립을 이루어야 한다고 격려하고 있다. 「동포여 동포여 속히 대업을 이룰지어다」 이 구절은 의거의 최종 목표가
대한독립이라는 것을 밝힌 것인데 가만히 앉아 있어서는 이 대업을 이루지 못할 것이니 모두가 궐기 하라는 것이다.
북녘 기러기 소리에 잠을 깨니
홀로 달 밝은 누대 위에 있었다.
언제고 고국을 생각지 않으랴
삼천리가 또 아름답다.
형제의 백골이 그 삼천리 땅속에 의의하고
부조는 청산에 역력하다.
우리 집에는 무궁화가 만발해서 기다리고 있고
압록강의 봄 강물은 돌아가는 배를 가게 해준다.

남자가 뜻을 육대주에 세웠으니
일이 만약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죽어도
조국에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나의 뼈를 어째서 선영에도 묻기를 바랄 소냐
인간이 가는 곳이 이 청산인 것을

나막신과 대지팡이로 동네를 나오니
강둑의 푸른 버드나무가 빗속에 즐비하다
모든 벌이 어찌 금곡주와 같겠는가
무릉도원을 배 타고 찾는 것이로다

여름의 풍류는 인간이 다 취하고
가을은 세상 일이 손님이 먼저 들기를 기다린다.
주인의 풍치는 참으로 부끄러움을 견디지 못한다.

흥이 푸른 나무들의 연기에 충분하고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을 나가서자
푸른 산과 흰 들 사이에 꽃이 간간히 피어 있다.
만약 화가로 하여금 이 경치를 묘사하게 한다면
그 나무안의 새소리를 어떻게 그릴까
갈대꽃위에 누구의 이름을 새길까
헤아려 눈 속에 들어간뒤에 글자마다 분명할 것이다.
남자가 처음 한 맹세를 배반못하겠다.

해동의 밝은 달은 선생님의 얼굴이요
북풍 맑은 곳은 처사가 있는 곳
붉은 꽃, 푸른 버들은 작년 봄과 같고
여름이 지나고 서늘함이 생기니 가을이 왔구나

일어나서 머리와 얼굴을 가다듬으니
누가 나와 함께 여기에 있는가
누런 나뭇잎 덮인 사양길에
조금전엔 작은 어느 가게에 있었는데
백운명월은 다시 공산에 떠 있다.
희미하게 생각나는 것은 전생의 꿈과 같은데
고요한 혼백은 죽지 않고 돌아올 수가 있었다.

나의 혼백만이 짧은 지팡이를 집고 나의 살던집을 찾아가니
부엌의 한 등불만 나와의 관계인것이다.
일보일보 삼보 다가가서 서니
붉으레한 안방의 향기가 그치질 않았고
여인은 반은 교태를, 반은 부끄러움을 머금었다
내 죽은 뒤에 가만히 나를 생각하겠는가고 물으니
두손을 모으고 금비녀 머리를 끄덕인다.

마음속에서 이별의 말은 계속되고
이별의 술잔이 손에 닿는것이 더디기만 하다.
살아서는 오히려 생각하는 날이 있었는데
죽은 뒤에는 어찌 저 홀로 가는 때를 견디어 내겠는가
만약 인연이 오래오래 막혔다고 말하지 말아라
평생에 오히려 근심속에 기약하는 것이었을 것이냐
편지 한 장을 날려 천문에 도달하게 할 수가 있어
나의 사정을 호소하면
그대로 혼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남자가 차라리 죽을 지언정
바른 마음을 속일까보냐
판사 검사가 어찌 나의 속마음을 알까
원수는 갚았고, 곧 외로운 혼은 땅에 떨어진다.
안의사가 서울에서 1906년 1월 6일 홍석구(빌렘)신부에게 보낸 엽서안의사가 수원에서 1908년 10월 1일 홍석구(빌렘)신부에게 보낸 엽서